BTS도 나섰다…"아시안 혐오, 우리도 당했다" [전문]

입력 2021-03-30 14:59
수정 2021-03-30 15:01


방탄소년단이 아시안 혐오 범죄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30일 공식 트위터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슬픔과 함께 진심으로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저희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며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보았다"고 차별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어 "저희의 경험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며 "하지만 그때 겪은 일들은 저희를 위축시켰고, 자존감을 앗아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안 혐오 범죄에 대해 "아시안으로서 저희의 정체성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며 "이런 이야기를 꺼내놓기까지, 저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할지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전해야 할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는 인종 차별에 반대한다. 폭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며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애틀랜타에서는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이 있었다. 해당 범죄는 아시안 혐오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아시안에 대한 차별, 증오 범죄에 대한 문제는 반복적으로 언급 돼 왔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그 원인을 아시안으로 돌리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혐오' 반응은 더욱 커졌다.

방탄소년단도 아시안 혐외와 차별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미국 카드 제작사가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주요 출연자들의 일러스트를 표현하면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두더지 잡기 게임 속 두더지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피투성이에 기괴한 형태로 그려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카드사 측은 사과하고, 해당 카드 세트를 판매에서 제외했지만 방탄소년단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독일의 라디오 프로그램 바이에른3(bayern3)'의 진행자 마티아스 마투스키크(Matthias Matuschik)는 MTV '언플러그드 프레젠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이 영국 록 밴드 콜드플레이의 곡 '픽스 유(Fix you)'를 커버한 것을 언급하면서 "작은 오줌싸개들이 콜드플레이의 '픽스 유'를 열창한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이로 인해 BTS는 북한에서 20년간 휴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해당 무대는 콜드플레이가 극찬했음에도 명백한 비난을 가한 것.

뿐만 아니라 "BTS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줄임말"이라며 "이들로부터 치유해 줄 백신을 희망한다"는 막말을 퍼부었다.

호주 방송 '채널9'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1위에 오른 후 "세계 어디서든 불리고 있지만 멤버 중 영어를 한 명밖에 못한다"고 했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표출한 UN 연설에 대해서도 "헤어 제품 얘기였죠"라고 비아냥거리고, "멤버 중에 게이가 있다. 그게 수학이다"고 단정 지어 말했다.

방탄소년단과 같이 문화 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아시안의 위상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혐오 범죄로 목숨을 앗아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LA 한인회 등 40여 개 한인 단체가 주관하는 아시안 증오 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대규모 평화 집회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콜로라도 주 덴버,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애틀랜타 총격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시안 혐오 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외교부는 30일 미국·캐나다 지역 공관장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북미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와 관련 우리 재외동포들의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외교부는 "혐오범죄로 큰 충격을 받은 우리 동포와 아시아·태평양 커뮤니티에 다시 한번 깊은 위로를 전하며, 동포들의 피해예방과 안전을 위해 상기 방안 등을 포함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방탄소년단 입장 전문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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