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주도한 이른바 피해호소인 3인방(고민정·남인순·진선미) 중 한 명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감성' 유세 메시지를 내놓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29일 논평을 통해 "피해호소인 3인방에게선 여전히 반성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고민정 의원을 맹비난했다.
고민정 의원은 2차 가해 논란으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선거 유세에 나서고 있다.
고민정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세 중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공개하며 "봄비가 내리는 오후 박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광진주민을 만났다. 조금은 쌀쌀한 날씨로 추위를 느끼던 중 한 분이 다가와 '응원합니다. 지치지 마세요. 우리 함께 힘내서 서울시를 꼭 지켜요'라며 안아줬는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했다.
29일에는 유세 후 책상에 지쳐 쓰러진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김예령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피해호소인 3인방의 N차 가해의 끝은 어디인가' 제하 논평을 통해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시민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게시하며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서울시민을 지켜야겠다는 강한 의지만 남았다'며 최악의 감성팔이를 시전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를 위해 단 한 번이라도 눈물을 흘려본 적 있는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들을 안아준 적 있는가"라며 "정작 피해여성에게 단 한 번의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 적도 없던 이들이, 서울시민 앞에 눈물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 참으로 낯 뜨겁고 민망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호소인'이니 '고인의 업적'이니 '박원순의 향기'니 하면서 아직도 반성 않고 있는 민주당이기에, 피 토하며 절규하는 피해자의 아픔은 외면한 채 지지자와 얼싸안고 악어의 눈물 흘리는 고 의원이기에, 성추행으로 인한 민주당의 보궐선거 책임은 계속 강조돼야 한다"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그 눈물, 권력이 아니라 성범죄 피해자를 위해 흘리시라. 피해자에게 던진 흉언들은 그 눈물쇼로 못 지운다"고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의 지원 유세로 '피해호소인' 논란이 계속 부각되면서 박영선 후보에게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고 의원은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 유세 장면을 공개하고 있다.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망신을 줘도 모두 받겠다. 그 비웃음을 참아내겠다"면서 "다만 가만있으라, 아무 말도 꺼내지 말라 하지는 말아 달라"고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민정 의원이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일종의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근 박영선 후보 만류에도 불구하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연달아 내놓아 논란을 빚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