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29일(11:5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둔 적격 인수후보(숏리스트)에 SKT, 신세계그룹(이마트), 롯데그룹 및 PEF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선정됐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및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는 최근 각 후보들에게 숏리스트 선정 여부를 통보했다. 이번주 개별로 접촉해 후속 절차를 안내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주요 후보 중 자금력에 의문이 제기된 큐텐(Qoo10)을 제외한 네 곳이 실사 참여 자격을 얻게 됐다.
대부분 후보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격으로 4조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비입찰 단계에서 쓰는 가격엔 구속력이 없다. 인수 후보들은 약 8주간의 실사를 거쳐 5~6월께 본입찰에서 각자 생각하는 ‘진짜 가격’을 적어내게 된다.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 서비스 옥션·G마켓·G9 등을 보유한 플랫폼이다. 지난해 매출은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830억원이다. 거래액(GMV)은 약 17조원이다.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거래액기준)은 12%로, 네이버(17%), 쿠팡(13%)에 이어 2~3위권에 올라있다. 11번가(6%), 롯데온(5%), SSG닷컴(3%) 등 후보 모두 이베이코리아의 향방에 따라 시장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구도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커머스' 영역 확대가 필요한 SKT, SSG닷컴의 외형 확장을 꾀하는 신세계와 부진에 빠진 롯데온의 정상화를 이끌어내야하는 롯데, 홈플러스의 온라인화에 속도를 내는 MBK파트너스 등 각 후보들의 인수 배경은 뚜렷하다는 평가다. 박정호 SKT 대표를 시작으로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모두 대외적으로 인수전에 대한 관심 및 참여를 공식화하기도 했다.
다만 예비입찰 단계에서 유력 후보인 카카오가 불참하면서 본입찰 이후 결과까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경쟁사가 높은 가격에 인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각 수장간 눈치싸움도 관전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박정호 SKT 대표는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수 의지 역시 전략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이번 인수전은 전체를 바라보며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 밝히기도 했다.
5조원까지 언급되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 탓에 단독 인수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SSG닷컴 설립에 힘을 보탠 PEF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마트와 지분 교환을 단행한 네이버가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SKT와 MBK파트너스간 동맹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구체적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