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태양광·항공우주…공격 M&A로 보폭 넓히는 '젊은 한화'

입력 2021-03-29 17:28
수정 2021-03-30 01:14
한화그룹이 거침없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거의 매달 새로운 인수합병(M&A)과 합작, 투자 관련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우주항공·태양광·그린수소 등 미래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도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M&A와 지분 투자는 크게 신재생에너지와 우주항공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M&A의 중심에는 한화솔루션이 있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말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태양광, 그린수소 등 신성장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증자 자금을 포함해 한화솔루션이 향후 5년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할 금액은 총 2조8000억원에 달한다.


그 첫걸음으로 한화솔루션은 작년 말 미국의 수소·항공 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시마론은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로켓에 고압탱크를 공급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기존 수소자동차용 탱크 외에 시마론이 기술을 보유한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고효율 수전해 기술 개발에 약 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한화에너지가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손잡고 미국에 신재생에너지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한화에너지와 토탈은 합작회사(JV) 설립을 통해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 개발과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2일 세계적 에너지·발전 기업인 이탈리아 안살도 에네르기아의 수소 기술 관련 자회사인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 지분 100%를 인수했다. PSM과 ATH는 발전 핵심 설비인 가스터빈의 수명과 성능을 향상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은 우주·위성 사업 분야에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월 국내 최초 인공위성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 지분 20%를 확보했다. 최종적으로 약 30%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위성발사체를, 한화시스템은 위성통신서비스 사업을, ㈜한화는 고체 연료 사업을 맡아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해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