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선임 후 모델하우스부터 찾은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입력 2021-03-29 17:22
수정 2021-03-30 00:42

지난 26일 경기 고양시 신원동 삼송지구 내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모델하우스. 오전 9시40분께 내로라하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사업 시행사인 알비디케이의 김병석 회장을 비롯해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피데스개발 대표), 문주현 개발협회 명예회장(엠디엠·한국자산신탁 회장), 김완식 더랜드 회장, 김계현 고려자산개발 회장, 안재홍 안강건설 대표도 참석했다.

디벨로퍼 사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한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이었다. 윤 사장이 25일 현대건설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모델하우스를 찾은 것. 그는 재경본부 사업관리실장(상무), 공사지원 사업부장(전무),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을 거친 건설 전문가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연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현대건설이 덕양구 삼송지구에서 짓는 단지형 주택이다. 전용 84㎡ 단일면적 452가구로 구성된다. 알비디케이는 라피아노 브랜드를 통해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단독형 주택과 타운하우스 등을 공급하고 있다. 김병석 회장은 개발협회 수석부회장으로 디벨로퍼업계에서 젊은 리더로 평가받는다. 경기 수원시 고등동 오피스텔 사업(574실) 등 다양한 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당초 윤 사장은 취임 첫 행보로 다른 일정을 잡았지만 당일 아침 모델하우스를 찾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주택 공급의 한 축인 디벨로퍼와 상생하는 파트너라는 점을 전달하겠다는 취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올해 민간 주택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간 유가 하락,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위축 등으로 플랜트와 토목 분야 실적이 주춤한 상황이다. 반면 주택시장은 아파트값 상승에 힘입어 실적 향상의 든든한 받침대가 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주택 매출이 전체 외형의 절반을 넘어서고, 수익은 80%를 웃도는 경우도 적지 않다. 건설사들이 민간 주택 사업 수주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다.

윤 사장의 모델하우스 방문에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한 참석자는 “대형 건설사 사장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며 “대표 취임 후 첫 행보로 모델하우스를 찾은 만큼 현대건설이 앞으로 디벨로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개발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그동안 수도권 주택 수급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며 “대형 건설사와 디벨로퍼가 적극 협력하면 다양한 주거 유형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장현주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