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반토막', 빚은 5000만원 넘어"…자영업자들의 '코로나 1년'

입력 2021-03-29 15:59
수정 2021-03-29 16:1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전국 자영업자들의 평균 매출이 절반 이상 급감하고 부채 역시 평균 5000만원 이상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매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소상공인의 고용도 절반으로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자영업자단체협의회 등 11개 단체가 모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1년 자영업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 1545명 중 1477명(95.6%)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작년 1월과 비교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매출이 평균 53.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매출 감소율은 59.2%였고, 비수도권은 43.7%였다.

응답자의 81.4%(1257명)는 부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들의 평균 부채증가액은 5132만원이었다. 자금 조달 방법은 정부정책자금이 48.1%로 가장 많았고, 제2금융권(16.2%)과 카드론(15.9%)이 뒤를 이었다. 사채를 썼다는 소상공인은 3%였다.


고용도 ‘반토막’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전까지 점포당 평균 고용인원은 4명이었지만 1년 사이 2.1명으로 줄었다. 코로나로 인한 불황과 정부의 집합금지·제한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응답자의 90%가량은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참가자의 44.6%는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폐업 시기를 묻는 항목에는 ‘6개월~1년 이내’가 49.3%로 가장 많았다. 비대위는 “코로나19 사태가 1년 더 지속되면 절반 가까운 자영업자의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의 조속한 시행과 자율·책임 중심 방역을 위한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서울시장 후보자들을 상대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자영업자 교육비·의료비·임차료 세액공제 △임시근로자(아르바이트)에 대한 고용·산재 보험의 4대 보험 분리 적용 등을 요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주관으로 지난 2월5일부터 3월25일까지 전국 자영업자 3148명에게 ‘지난 1년간 코로나19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주제로 진행했다. 이 중 1545명(수도권 896명, 지방 581명, 기타 68명)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