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사진)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연일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오세훈 후보는 지난 26일 오전 서울 강서구 증미역사거리 출근길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중증 치매 환자라고 표현한 발언을 두고 여권 비판이 쏟아지자 "제가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맞받아쳤다.
오세훈 후보가 지난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에서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연설한 것이 뒤늦게 도마 위에 오르자 항변한 것이다. "막말 중독도 병" "본인의 말 심각성 몰라" 연일 비판그러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은 강선우 의원은 논평을 내고 "막말 중독도 병이다. 해당 표현은 하시면 안 되는 말"이라면서 "표현의 자유는 막말의 자유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강선우 의원은 "오세훈 후보의 막말 전력, 이미 화려하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외눈박이' 공세라며 장애를 비하하고, 총선 패배의 원인을 중국계 한국인과 특정 지역 출신에게 돌리며 차별적 혐오 표현을 일삼았다"면서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부터 익히라"고 지적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후보는 본인의 말에 무엇이 문제인지 여전히 그 심각성을 전혀 모르시나 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과격 발언 자제'를 당부했다고 하는데도 자신의 막말이 비유라고 우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의 어머니도 겪고 있는 치매의 아픔을 모욕하는 언사일 뿐 아니라, 치매라는 병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드러내는 말"이라며 "정책 실패를 지적한다며 현직 대통령을 '대역죄인' 운운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라는 제도와 정신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다면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윤건영 의원은 "변화된 시대의 흐름과 민심의 요구보다는 자기 정치만 생각하던 사람이 오세훈 후보"라며 "서울시민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계산하고, 합리적인 척하지만 뼛속은 수준 낮은 극우 사고를 품고 있는 후보에게 우리의 삶을 맡길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고 역설했다.
같은 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태극기 부대와 손잡은 오세훈 후보가 연일 극우 본색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면서 공세에 가세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극우 정치인의 특징은 보편과 상식을 벗어난 극단적 행동과 폭력이며 그것을 신념화한다는 것"이라면서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으로 국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중증 치매 환자'라는 표현은 말을 빙자한 언어폭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태년 직무대행은 "극우 정치인이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것과 공직에 진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더욱이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자리를 극우 정치인이 맡아서는 안 된다"며 "극우 정치인이 공직을 맡게 되면 증오의 정치로 국민이 분열하고 민주주의 가드레일이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순간 광화문 광장은 태극기 부대의 난동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라면서 "이번 재·보궐선거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로 회귀하려는 극우세력의 한풀이 자리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와 싸우는 데만 혈안이 된 한풀이 시장이 아니라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서울의 미래전환을 이끌 일하는 박영선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