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ETF에 투자 나선 개미들…레버리지·인버스 밀려나

입력 2021-03-29 07:46
수정 2021-03-29 07:48
개인들이 연금계좌를 활용해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서 국내 ETF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작년 ETF 개인 순매수 상위권을 독식했던 레버리지·인버스형 상품은 밀려나고, 유망 산업에 투자하는 섹터형 상품들이 상위권에 올라왔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6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로, 순매수액은 5933억원에 달했다.

이어 'TIGER KRX2차전지K-뉴딜'(4821억원), 'KODEX 2차전지산업'(3246억원)이 각각 2·3위에 올랐다. 올 들어 이들 3개 상품에 대한 순매수액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KODEX 미국FANG플러스(H)'(6위·1371억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7위·1009억원), 'TIGER KRX BBIG K-뉴딜'(8위·1006억원)도 각각 개인 순매수 10위권 안에 들었다.

글로벌 기술주와 신성장 테마형 ETF에 개인들의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이는 과거 단타 매매 위주로 ETF를 활용하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2019년 한 해 개인 투자자들의 ETF 및 상장지수증권(ETN) 순매수 순위를 살펴보면, '곱버스'(지수 인버스 레버리지형 상품)와 같은 지수형 파생상품과 천연가스·금·은 등 변동성이 큰 원자재 관련 상품이 8개로 대부분이었다.

지난해도 10위권 상품 중 7개가 지수형 파생상품과 원유선물 관련 상품으로, 2019년과 비슷했다. 레버리지형 또는 인버스형 ETF는 단기 차익실현 목적으로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시장 상황에 따라 순매수 규모가 급변했다. 최근 신성장 테마형 ETF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성장 테마형 ETF의 인기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연금계좌를 활용한 ETF 투자가 늘어난 점도 주요 배경이다. 실제로 국내 6개 대형 증권사 연금저축계좌(퇴직연금 제외)의 ETF 잔고는 작년말 기준 1조1912억원으로 1년 새 306% 늘었고, 증가 속도는 최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퇴직연금 계좌까지 포함하면 연금계좌에서의 ETF 투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증가한다. 연금계좌에선 레버리지나 인버스형 상품에 투자할 수 없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