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이경수 영남대 교수 (예방의학과)</i>
지난해 2월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환자가 집단발병했을 때 대구시 비상대응본부의 민관 상황관리반장을 맡았던 이경수 영남대 예방의학과 교수(56· 사진 왼쪽)와 정해용 대구시 전 정무특보(50· 경일대 교수)가 당시 긴박했던 10일간의 상황을 엮은 <<대구가 아프다 그러나 울지않는다>>(지식과감성)을 24일 출간했다.
<i>정해용 전 대구시 정무특보</i>
책 제목은 한국경제신문 2020년 3월5일자 1면 기사의 제목을 그대로 인용했다. 저자들은 “당시 한국경제신문은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는 대구 시민들의 의연한 모습을 기사화해 많은 국민들에게 울림과 감동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몇 달을 충혈된 눈과 지친 어깨를 맞대고 전쟁터 같았던 시청에서 함께 했던 대구의 예방의학· 감염내과 전문의들과 대구시의사회 임원, 공무원들의 모습을 논문이나 연구보고서에는 도저히 담을 수가 없어 정 특보에게 글로 남기자고 제안했다”고 발간이유를 밝혔다. 정 특보는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기위해 호소도 하고 읍소도 하며 정부와 치받기도 한 과정이 너무도 처절해서 61개의 소 제목으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구의 코로나 19 대응과 관련해 국·내외 의학계에서 2대 불가사의로 받아들여지는 사실이 있다"고 했다. 하나는 영남대·대구가톨릭대병원 응급실 폐쇄, 달서구 A병원과B병원 폐쇄, 서구보건소 진료업무중단, 대학병원 음압실 포화 등이 모두 2월 19일 하루 만에 일어났다는 점과 첫 환자 발생 당일 대구시 비상대응본부가 세 개의 대책을 즉시 내놓았다는 점이다. 세 가지 대책은 신천지 교인에 대한 역학조사를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 대구지역 병원장회의 구성과 음압병실 확보, 신천지교인과 접촉자에 대한 공격적인 검사였다. 덕분에 대구는 패닉상황에서도 53일 만에 확진자수를 ‘0’으로 만든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 교수는 “8명의 자문교수진들이 2015년 메르스때부터 권영진 시장과 호흡을 맞추고 시장이 전 과정을 지휘한 경험이 없었다면 이런 초기 대응이 불가능했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바이러스의 전파속도보다 빠르게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속도전이 생명”이라며 “현장 중심의 컨트롤타워와 데이터에 기반한 위기정보대응시스템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정 전 특보는 “바이러스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난후 생활치료센터가 생기면서 사태가 안정돼갔다”며 “당시 확진환자를 기숙사에 받아준 경북대 학생들과 정식 개관도 안한 호텔급의 현대자동차연수원을 통째로 오랜 기간 빌려주고 서신까지 보내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모두가 이런 저런 이유로 환자수용을 거부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민 광주시민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