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여아 친모 대담한 행각…바꿔치기 정황 "팔찌 잘려 있었다"

입력 2021-03-26 14:10
수정 2021-03-27 10:14


처음엔 한 모진 엄마의 아동학대 사건인 줄로만 알았다. 재혼 후 살던 집에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버리고 이사를 가는 바람에 가엾은 3세 여아가 미라가 된 채 발견됐다는 뉴스에 국민들은 분노했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 양부모의 학대 정황에 공분한 국민들은 또 다시 벌어진 '구미 3세 미라 시신' 사건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최초 신고자인 윗집 살던 할머니 석 모(48) 씨가 숨진 구미 3세 여아의 친모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사건을 반전을 맞았다.

그렇다면 석 씨의 딸인 김모(22) 씨가 낳은 3세 여아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사건이 반전에 반전이 거듭하면서 어떤 소설이나 드라마보다도 결말을 추측하기 어렵게 됐다.

26일 경찰은 석 씨가 구미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신생아 채혈 검사 전에 두 신생아를 바꿔치기한 정황을 파악했다.

산부인과 의원의 기록에는 신생아 혈액형이 이들 사이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 씨가 산부인과 의원이 혈액형 검사를 하기 전 자신이 낳은 아이를 병원에서 바꿔치기를 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경찰은 혈액형뿐만 아니라 유전인자 검사 등에서도 사망한 아이가 김 씨와 홍 씨의 자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통보받았다.

숨진 아이는 수차례의 유전자 분석 결과 석 씨의 친자로 이미 판정된 상태다.

홍 씨는 앞서 지난 1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해 "(병원에서) 아이의 팔찌가 끊겨있었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누가 (이런 상항을) 생각이나 했겠나"라며 "내 친딸은 어디 있냐"라고 반문했다.

홍 씨는 "출산 후 (전 아내 김 씨가) 조리원으로 안 가고 장모님 댁으로 갔다. 퇴원하고 바로 육아도 장모님한테 배울 겸 쉴 겸 장모님 댁에 갔다. 저도 (장모님 댁에) 왔다 갔다 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산부인과에서는 출산 직후 신생아에게 발찌 혹은 팔찌를 채운다. 퇴원을 할 때도 보호자와 팔찌 내용이 동일해야 아이를 인계받을 수 있다.

석 씨와 김 씨는 2018년 1월~3월쯤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석 씨는 드러난 유전자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낳은 딸이 아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석 씨의 임신 사실을 남편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석 씨와 딸 김 씨가 모두 외도를 통해 출산하게 된 건지도 의문으로 남았다.

석 씨의 PC를 포렌식 한 결과 셀프 출산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딸 김 씨와 시신 발견 후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는 석 씨가 "내가 치울게"라고 답한 내용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석 씨가 바꿔치기한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그렇다면 김 씨가 재혼 전 낳은 아이의 행방은 어떻게 됐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경찰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