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온 시도하다 46야드'…디섐보, 티샷 실수에도 승리

입력 2021-03-26 17:19
수정 2021-04-25 00:02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사진)가 드라이버로 46야드를 보내는 실수를 하고도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2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CC(파71)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 조별리그 2차전에서다. 그는 같은 조 김시우(26)를 2홀 차로 누르고 5조 공동 2위(1승1패)로 올라섰다.

전날 세계랭킹 64위 앙투안 로즈너(28·프랑스)에게 덜미를 잡힌 디섐보는 16강 진출을 위해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1홀 앞선 채 전반을 마친 디섐보는 10번홀(파4·393야드)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범해 리드를 반납했다. 왼쪽으로 휘어진 이 홀에서 그는 숲을 넘기는 샷으로 ‘원 온’을 시도했다. 하지만 티샷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은 나무를 맞고 코스 밖 오른쪽 연습 그린 근처에 떨어졌다. 버디를 잡은 김시우에게 이 홀을 내준 디섐보는 “왼쪽 나무를 넘겨 그린을 노렸는데 공이 페이스 안쪽에 맞았다”며 “나뭇가지를 맞힌 공이 휘어 연습 그린 쪽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친 드라이버 샷은 46야드로 기록됐다.

디섐보는 11번홀(파3)도 빼앗기며 끌려가다가 14번홀(파4)에서 8m 버디를 넣어 다시 균형을 맞췄다. 15번홀(파4)에선 파를 기록해 보기에 그친 김시우를 따돌렸다. 17번홀(파3)도 가져 온 그는 18번홀을 남겨두고 김시우에게 2홀 앞서 승리를 챙겼다.

디섐보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만나는 조 선두 토미 플리트우드(30·잉글랜드)를 꺾으면 최소 공동 1위를 확보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디섐보가 3차전을 승리하고 김시우가 로즈너에게 이기거나 비기면 디섐보가 조 1위로 올라선다. 로즈너가 김시우를 누르면 디섐보는 로즈너와 다음 라운드 출전권을 놓고 연장전을 치른다. 김시우는 조별리그 성적이 1무 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회 이틀째에도 이변이 속출했다. 세계랭킹 2위 저스틴 토머스(28·미국)는 케빈 키스너에게 2홀 차로 져 2연패를 당했다. 같은 조 맷 쿠처(43·미국)가 이날 루이 우스트히즌(39·남아프리카공화국)을 꺾고 일찌감치 2승을 챙겨 토머스는 최종전 결과와 관계 없이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세계랭킹 17위 임성재(23)는 39위 마크 리슈먼(38·호주)에게 일격을 당해 2홀 차로 패했다. 전날 러셀 헨리(32·미국)를 꺾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던 임성재는 1승 1패를 기록했다. 임성재가 속한 16조 4명 모두가 1승 1패여서 3차전이 끝난 뒤 16강 진출자가 가려질 예정이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은 44위 로버트 매킨타이어(25·스코틀랜드)와 비겨 1승 1무를 기록했다. 전날 6홀 차 충격패를 당했던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는 랜토 그리핀(33·미국)을 희생양 삼아 1승 1패를 만들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