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신용카드…과도한 사용 안돼요

입력 2021-03-29 09:01

현대사회에서 '신용(빌린 돈을 갚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미래 발생할 소득으로 빌린 돈을 갚겠다는 약속을 하고 각종 소비생활을 누릴 수 있다. 물건을 사고 싶은데 현재 모아둔 돈이 부족해 신용카드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고 나중에 물건 값을 지불하는 것이 신용을 이용한 대표적인 거래 중 하나다. 오늘은 카드의 종류와 신용카드에 대해 알아보고 신용카드 사용 시 주의해야 할 점을 살펴보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차이점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교통카드를 통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차이를 알아보자.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충전식 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충전돼 있던 돈이 교통비만큼 차감되는 방식으로, 미리 카드에 돈을 충전해두어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부모님이 주로 사용하는 후불식 교통카드는 금액을 사전에 충전하지 않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 이후 나중에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선불교통카드와 후불교통카드의 성격이 달라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즉,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통카드는 미리 카드에 돈을 넣어야만 사용이 가능한 선(先)불 카드이고, 부모님이 사용하는 교통카드는 한 달에 한 번 결제일에 교통이용대금을 모아서 지불하는 후(後)불 카드인 것이다. 체크카드는 선불교통카드처럼 금융회사에 있는 통장의 잔액 범위 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카드이고 신용카드는 후불교통카드처럼 잔액이 없어도 나중에 갚기로 약속하고 상품 구매 등에 쓸 수 있는 카드다.

체크카드는 금융회사 계좌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발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소득이나 직장이 없는 청소년의 경우 신용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 대부분의 학생은 체크카드를 이용한다. 이 같은 점을 일부 보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의 일환으로 ‘미성년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2021년 6월부터는 만 12세 이상 청소년도 부모님의 신청이 있으면 본인명의의 신용카드를 카드사 2곳(삼성카드, 신한카드)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지속 여부는 추후 검토 예정). 다만, 미성년자의 카드남용 우려에 따라 카드 사용가능 업종을 교통, 문구, 서점, 편의점 등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사용한도는 월 10만원, 건당 5만원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부모님의 신청이 있을 경우 한도 월 50만원까지 증액 가능). 신용카드 이용 시 주의사항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물건 값을 나중에 지불하는 것 외에도 여러 달에 나누어 지불(할부거래)하는 것이 가능하다.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해 사용하는 현금서비스와 같은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카드업체들이 상품 구입 시 포인트 적립, 할인 등 여러 부수적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신에 신용카드를 이용해서 받은 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의 금리(현금서비스 평균 연 19.6%, 카드론 평균 연 11%)는 은행 대출금리(2020년 평균 연 2.8%)에 비해 높고 자주 이용할 경우 신용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경제적인 능력을 초과해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다가 결제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매달 지불해야 할 카드 결제금액을 새로 발급받은 다른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출로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돌려막기의 전형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는 1920년대 미국에서 일어났던 ‘찰스 폰지 사기사건‘이 있다. 찰스 폰지는 미국 보스턴에서 45일에 90%, 90일에 100%라는 엄청난 수익률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모았으며 초기에는 실제로 그 말도 안되는 수익률을 지급했다. 하지만 그 수익금은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수익이라고 속여 지급한 것이었고, 결국 새로운 투자자가 줄어들자 폰지의 사기가 발각되고 말았다. 신용카드 돌려막기는 당장의 카드대금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더 이상 새로운 카드발급이 어려워진다면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에 무분별한 카드발급 등으로 ‘신용카드사태’가 빚어져 다수의 신용불량자가 발생했던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신용카드는 편리한 점도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위험할 수 있으니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합리적 소비습관을 가져야오늘은 신용카드에 대해 알아보았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부수적인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초과해서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카드빚이 불어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평소에 과도한 소비를 자제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가지면 신용카드를 통해 혜택을 누리는 똑똑한 소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NIE 포인트①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② 청소년도 본인명의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을까?

③ 신용카드를 통한 대출(현금서비스, 카드론)을 과도하게 받게 되면 어떤 위험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