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비트코인으로 사면 세금 폭탄 맞을 수도" 경고

입력 2021-03-25 12:04
수정 2021-04-21 00:02
세계 1위 전기자동차 회사인 미국 테슬라가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을 추가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소비자 입장에선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트코인으로 차량을 구매할 경우 적지 않은 세금을 별도로 납부해야 해서다.

CNBC는 2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사면 미 국세청(IRS)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IRS는 이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매입 당시보다 차익을 냈다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은 1년 전만 해도 개당 6700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만6000달러 안팎에 달한다. 그만큼 양도소득세를 많이 내야 할 수 있다는 게 CNBC의 설명이다.

미국 세법은 개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얘기다. 소득세의 실제 적용 세율과 납부 금액이 개인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목상호 미래회계법인 공인회계사는 “미국에선 2018년부터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역시 주식처럼 소득 보고 대상 자산으로 전환됐다”며 “한국과 달리 1년간의 모든 소득을 종합해 가감하는 방식인데다 연소득 및 자산 보유기간 등에 따라 세율도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부터 250만원을 넘는 양도차익에 대해 일률적으로 20%의 양도소득세를 떼기로 한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암호화폐에 대해 특별히 차별적 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또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소득세율도 최대 20%만 적용한다.

한편 퇴직연금 운용에 강점을 갖고 있는 미국의 대형 금융회사 피델리티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같은 매체가 이날 전했다.

피델리티 자회사인 ‘FD 펀드 매니지먼트’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 발행을 위한 예비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상품명은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트러스트’다.

피델리티는 “많은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접근을 원하고 있어 다양한 상품군을 만들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피델리티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가 당국 승인을 따내면 미국 내 최초가 된다. 미국에선 이미 여러 금융사들이 ‘제1호 비트코인 ETF’ 승인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 ETF의 상장을 허용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