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임종석 발언 신중해야"…'엄마 마음·딸 심정' 논란 해명

입력 2021-03-25 09:29
수정 2021-03-25 09:35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찬사 발언에 신중해야한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25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임 전 실장에 대해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에 대해서도 "(임 전 실장이) 안타까움이 있었겠지만 선거 국면에서는 후보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23일 SNS에 "박 전 시장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며 "딱딱한 행정에 사람의 온기와 숨결을 채우려 무던히 애쓰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글을 썼다.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위해서였다는 해석도 있었지만, 선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의 땅투기 의혹 사건으로 현 정권의 공정성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성폭력 의혹에 연루된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것은 중도층의 분노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박 후보는 24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개인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긴 그렇지만, 앞으로는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일은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박 전 시장 옹호론을 막기 위한 대처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최근 박 후보를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보살피는 마음가짐, 딸의 심정으로 어르신을 돕는 자세를 갖춘 후보'라고 발언해 논란이된 것과 관련해서는 후보 지원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박 후보 스스로 엄마 리더십이란 표현을 썼다"며 "후보의 슬로건을 후원해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의 박 후보 발언 이후 정의당은 "박 후보에게 성 역할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며 "돌봄을 여성의 몫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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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