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60% 오른 게임스톱…대규모 증자 발표에 급락

입력 2021-03-24 17:28
수정 2021-03-25 02:32
게임스톱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 측이 대규모 증자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레딧’ 개미들의 집중 투자로 주가가 폭등한 상태에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게임스톱은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직후 지난 4분기(지난해 11월~올 1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3% 줄어든 21억2000만달러였다. 9개 분기 연속 감소세로 시장 예상치(22억4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순이익(조정)은 907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838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34달러로, 전년 동기 1.27달러보다 많았지만 시장 예상치인 1.35달러는 밑돌았다.

회사 측은 지난 4분기 비교 가능한 동일 매장 매출은 6.5% 증가했고, 온라인 매출은 1년 전보다 175% 늘었다고 발표했다. 또 전체 매출 중 온라인 매출이 34%에 달할 정도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2020회계연도에 693개 매장을 폐쇄했다고 덧붙였다.

게임스톱은 온라인 애완동물 용품 업체 추이의 창업자인 라이언 코언이 지난 1월 이사회에 합류한 뒤 오프라인 소매 업체에서 전자상거래 업체로의 변신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이날 아마존과 구글 출신인 제나 오웬스가 새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부임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게임스톱 주가는 정규장에서 6.55% 하락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15.25% 추락했다. 게임스톱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본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주식 발행에 나설 방침을 밝힌 탓이다. 이 회사는 “지난 1월부터 2021회계연도에 보통주 주식을 판매하는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미래 변화 가속화와 일반 운전자본 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서 밝혔다.

게임스톱 주가는 올 들어 860% 이상 오르면서 시가총액에서 미국 최대의 전자제품 양판점 베스트바이를 앞지르고 있다.

게임스톱의 신주 발행은 예고돼 왔다. 지난해 12월 SEC에 1억달러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실적 업데이트가 필요했는데, 이날 작년 실적을 SEC에 제출하면서 걸림돌이 사라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