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페인트 등 건설자재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의 지지율이 여권 후보를 크게 앞서면서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4일 한일시멘트는 6.00% 오른 13만2500원에 마감해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표시멘트(1.58%), 고려시멘트(0.85%), 아세아시멘트(1.89%) 등 다른 시멘트주도 올랐다. 노루페인트(2.56%), 케이씨씨글라스(4.84%), LG하우시스(2.5%) 등 다른 건자재주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지율 48.9%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29.2%)를 19.7%포인트 앞섰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에 취임하면 1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 것이라고 공약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및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로 서울시 정비사업 진행이 더딘 상황이었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정비사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재개발·재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주가 재평가 기대도 있다. 시멘트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가격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작년 3조2000억원이던 시멘트 매출은 내년 3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될 경우 시멘트주의 밸류에이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건설주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방식만 다를 뿐 모두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가 올랐음에도 건설업종 자체의 밸류에이션이 낮아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신양회는 작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2배 수준이다. 올해 실적이 늘어나면 PER은 더 낮아진다. 한일시멘트는 PER이 6.96배를 나타내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