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패싱?…日 외무상 "주일 한국대사, 바빠서 안 만났다"

입력 2021-03-24 10:23
수정 2021-04-23 00:03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이 올 1월 부임한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와 아직 만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바빠서"라고 밝혔다.

2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모테기 외무상은 전날 BS 후지 방송에서 강창일 대사와 면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국회 대응과 외국 요인과의 전화 회담 등 공무를 거론하며 "스케줄적으로 모든 대사와 바로 만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바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불평한 양국 관계 탓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산케이는 "이른바 강제징용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측은 국제법 위반 상태를 만들어냈다"며 "일본은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으나 전향적 대응은 보이지 않는다. 모테기 외무상은 이런 상황을 고려해 강창일 대사와의 면담을 당분간 연기할 의향"이라고 분석했다.

모테기 외무상은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일본으로서는 말해야 하는 것은 제대로 말하고 있다. 한국 측 대응을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올 1월22일 일본에 입국한 강창일 대사는 자가 격리 기간을 거처 지난 2월12일부터 대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역대 신임 주일본 한국대사들이 부임 직후 외무상과 면담해온 것과 달리 아직 일본 내 주요 인사들과 면담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남관표 전 대사는 2019년 5월 부임 나흘 만에 고노 다로 당시 외무상을 만났고 부임 12일 만인 같은 달 21일 아베 신조 당시 총리까지 예방했다. 이수훈 전 대사는 2017년 10월 말 부임해 2주 뒤 고노 당시 외무상을 만났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월 강창일 대사가 '이례적 푸대접'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대외 활동을 시작한 강창일 대사는 모테기 외무상과의 면담 희망 의사를 일본 정부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위안부와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와 관련해 한국 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할 때까지 면회에 응하지 않을 태세"라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강창일 대사에 대한 냉엄한 대응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대항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