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70위로 진입하며 역대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팀에 이어 솔로 활동으로도 호성적을 내고 있는 중이다.
빌보드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차트에 따르면 로제의 솔로 싱글 앨범 타이틀곡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는 '핫 100'에 70위로 진입했다. K팝 여성 아티스트의 솔로곡 중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세운 기록 중 가장 높은 성적이다.
'핫 100'은 모든 장르의 음악을 통틀어 집계하는 미국 빌보드의 메인 차트로, 스트리밍 실적과 음원·음반 판매량 외 라디오 방송 점수 등을 합산해 순위를 매겨 대중성과 인지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K팝 중 최초로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한 곡은 2009년 76위를 기록한 그룹 원더걸스의 '노바디'다. 이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7주 연속 '핫 100'에서 2위를 차지했고, 2013년에는 싸이의 '젠틀맨'이 5위, 2014년에는 '행오버'가 26위, 2015년에는 '대디'가 97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이 높은 성적을 냈다. 블랙핑크는 2018년 '뚜두뚜두'로 55위, 2019년 '킬 디스 러브'로 41위, 2020년 '하우 유 라이크 댓'으로 33위를 차지했다. 계속해 '아이스크림'으로 13위, '러브식 걸즈'로 59위를 기록하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로 '핫 100'에서 세 번의 1위를 차지하고 30주 연속 톱50에 이름을 올리며 롱런 중이다.
여자 솔로가수로서는 2016년 그룹 2NE1 출신 씨엘의 '리프티드(Lifted)'가 94위를 기록한 바 있다. 로제는 '온 더 그라운드'로 70위에 오르며 종전 씨엘의 기록을 앞서게 됐다.
현지에서의 활동은 전무했으나, '온 더 그라운드'는 영어곡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제는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각 곡마다 어울리는 언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타이틀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어울리는 언어가 어떤 것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 더 그라운드'는 영어가 가장 잘 어울리더라. 팬분들이 많이 아쉬워할까 봐 걱정도 됐는데 완성도를 높이고 만족스러운 곡을 선물해드리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로제의 솔로 앨범을 발매 이후 뜨거운 글로벌 관심을 받고 있다. '핫 100' 외에 미국을 포함해 세계 200여 지역에서 수집된 스트리밍과 음원 판매량을 토대로 순위를 정하는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도 '온 더 그라운드'가 1위를 차지했다. K팝 솔로 아티스트 최초다.
또 '온 더 그라운드'는 미국 등 총 51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 정상에 올랐으며, 글로벌 유튜브 송 차트(3월 12일~3월 18일 집계)와 뮤직비디오 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50 차트에서도 8위로 진입했고, 영국 오피셜 차트 싱글 톱100에도 43위로 진입해 'K팝 여성 솔로 최초' 타이틀을 더했다.
뮤직비디오는 지난 20일 1억뷰를 돌파했다. 유튜브에 공개된지 약 1주일 만에 거둔 성과이자 이 역시 1억뷰를 달성한 K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 뮤직비디오 최단 기간이었다.
선주문량 50만 장에 달했던 음반도 역대급 기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지난 16일 정식 출시된 로제의 솔로앨범 'R'의 초동 기록(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은 총 44만8089장으로 집계됐다. YG엔터테인먼트 측은 "한정판 LP를 제외한 CD와 KiT 앨범만 합산한 수치여서 전체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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