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폭증하자 은행 개별 소집한 금융당국

입력 2021-03-23 08:09
수정 2021-03-23 08:18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을 불러 관리를 당부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일부 시중은행을 개별적으로 불러 최근 가계대출 현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이 가계대출 점검을 위해 개별 은행을 부른 것은 지난 1월 화상 회의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각 시중은행으로부터 가계대출 현황을 일별로 제출받고 월 단위로 회의를 갖는 등 관리를 지속해왔다.

먼저 전세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09조9006억원으로 작년 말(105조2127억원) 대비 4조6879억원(4.5%)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월 말 106조7176억원, 2월 말 108조7667억원, 이달 19일 109조9006억원으로 오름세다. 전세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임대차 3법의 영향이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이들 대출 잔액도 증가한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에 따라 전세대출 금리를 인상해 대출을 조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5일부터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고 우리은행도 25일부터 '우리전세론'의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 대출에 적용하던 우대금리 폭을 기존 0.4%에서 0.2%로 낮춘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가 뚜렸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482조2838억원으로, 작년 말(473조7849억원) 대비 8조4989억원(1.8%) 늘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월 말 476조3679억원, 2월 말 480조1258억원, 이달 19일 482조2838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 중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대출을 미리 받아 놓으려는 가수요가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일괄 적용'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핵심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