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용기 100% 재활용…정유·화학 '행동하는 ESG'

입력 2021-03-23 17:22
수정 2021-03-24 00:49
정유·화학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등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100% 재활용하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플라스틱 에코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먼저 이너보틀은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화장품 용기를 제조한다. 이후 이너보틀의 전용 물류 시스템을 통해 사용한 용기를 수거하면 LG화학이 이를 원료로 재활용한다.

재활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너보틀은 투명한 플라스틱병 안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파우치’(사진)를 넣은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내부의 실리콘 파우치에만 화장품을 담기 때문에 외부 플라스틱 용기를 별도로 세척하지 않고 손쉽게 재활용할 수 있다. 양사는 공동으로 용기의 생산부터 수거까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추적할 수 있는 유통망과 물류 회수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매년 전 세계에서 150억 병의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가 버려지고 있는데, 이 중 약 10%인 15억 병만 재활용해도 연간 약 7만50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대기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울산공장에서 ‘잔사유 수소 첨가 탈황시설’ 증설 공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20일 가동에 들어갔다. 고유황 잔사유를 수소 첨가 촉매 반응을 통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시설이다. 탈황 처리한 잔사유는 후속 공정을 거쳐 나프타, 초저유황 경유 등 경질유 제품과 저유황 선박 연료유로 활용된다.

이번 증설로 잔사유 처리량이 하루 3만4000배럴에서 4만 배럴로 18%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저장탱크 내 유해물질의 대기 배출을 방지하는 ‘유증기 소각 설비’도 이달 초 공사를 마치고 가동을 시작했다. 에쓰오일은 이들 친환경시설 증설에 730억원을 투입했다.

롯데케미칼은 ESG 관련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탄소저감과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향후 10년간 총 5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사적인 ESG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안전환경보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 능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0년 내 친환경 소재 매출 6조원 달성이라는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