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가 예고된 가운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지주의 이사 선임에 대해 글로벌 의결권 자문업체들이 엇갈린 권고를 내놨다. ISS는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지만 글래스루이스는 찬성 권고를 했다.
23일 금융권 따르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업체인 ISS는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보고서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신한지주 기타 비상무이사 선임 건과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ISS는 이사진의 연임 반대를 권고하는 이유로 이들이 취업비리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조용병 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반면 세계 2위 의결권 자문업체 글래스루이스는 같은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조 회장이 채용비리 1심 판결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만큼 법률적 문제가 일부 해소된 것이라고 본 것이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우리금융 안건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ISS는 우리금융의 사내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금융당국의 손태승 회장에 대한 잇단 제재에도 손 회장의 이사직 해임에 실패했을 뿐더러 (이사회는) 그를 지지했다”고 지적했다. ISS는 지난해 손 회장의 연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 권고를 한 적이 있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지난해 손 회장 연임에 찬성 의견을 낸 데 이어 이번 주주총회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세계 1·2위 의결권 자문업체들의 의견이 갈린 가운데 25일과 26일 각각 열리는 신한·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주주들과의 논의를 통해 이사진을 추천했기 때문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의결권 자문시장에서 ISS의 점유율은 60%, 글래스루이스의 점유율은 40%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외국인 주주 비중이 59.7%, 우리금융은 25.7% 수준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