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e커머스) 회사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한 롯데쇼핑의 강희석 대표 겸 롯데그룹 유통 BU장(부회장)이 23일 인수에 대해 "충분히 관심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이달 16일 예비입찰을 마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대해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의 첫 공개 입장으로 업계의 주목이 쏠렸다.
강 부회장은 이날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롯데쇼핑 주총에 참석, 이베이코리아 인수 관련 질문에 대해 "인수 검토를 위해 투자설명서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그동안 공식 확인은 하지 않았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G마켓, 옥션, G9 등을 거느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롯데쇼핑 외에도 이마트(신세계), SK텔레콤 등 6~7곳이 참전한 상태다.
롯데쇼핑은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온라인쇼핑 사업을 시작했으나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롯데쇼핑 산하 7개 사업부문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ON(이하 롯데온)’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당 사업부를 이끌던 조영제 대표(e커머스사업부장)가 물러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외부 전문가를 사업부장으로 선입해 e커머스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강 부회장은 "(롯데온이) 오픈 초기의 시스템 불안정을 비롯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도 "지난해 3분기 이후 시스템 안정화 등으로 트래픽과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트래픽 증가와 셀러(판매자) 수 증가 등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이 주력사업인 롯데쇼핑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입었다.
백화점 사업부에 대해 강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 쇼핑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도 "최근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보복소비 확산 등 얼어붙은 소비 심리 회복세가 뚜렷해 올해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백화점이 올해 경기 남부권 동탄점과 프리미엄아울렛인 의왕 타임빌라스를 개점하고 쇼핑몰 6개 점포를 리뉴얼할 계획이란 점을 밝혔다.
적자가 이어져 점포 구조조정에 나선 대형마트 사업의 경우 강 부회장은 "가까운 시기에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 스토어 등 전국 점포 거점에 온라인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핵심 부문인 그로서리(식재료) 상품군 강화, 점포 공간 재편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롯데마트에 편입된 헬스앤드뷰티(H&B)스토어 롭스는 사업을 정비하고 안정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 부회장은 "2021년을 재도약의 한 해로 삼아 거듭나겠다"며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변화하는 환경에서 선제적으로 대응, 업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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