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에 물려 사망한 '명물' 물개…런던 시민들 뿔났다 [글로벌+]

입력 2021-03-23 15:21
수정 2021-03-23 15:27

지난달부터 서 런던의 위치한 해머스미스 다리 근처에 물개 한 마리가 나타나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사람들은 이 물개에 '프레디'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하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 프레디를 보기는 힘들어졌다. 한 맹견의 공격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사망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각) 현지 외신에 따르면 전설적인 락그룹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이름을 따 '프레디'라고 불러진 이 물개는 한적했던 지난 일요일 오후 한 맹견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이 맹견은 프레디에게 달려들어 프레디의 목과 물갈퀴 등을 물었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이를 목격하고 맹견의 입을 벌려 프레디를 구출하려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됐다. 이중에서는 수의사 한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사진 촬영한 던캔 플립스(55)는 "매우 잔인한 공격이었다"며 "여러 사람이 붙어서 떼내려고 했지만, 개가 프레디를 물고 놔주질 않았다"고 회상했다.




영국 해양 포유류 구조단체(DMLR)는 의료진을 보내 프레디를 치료하려 했지만 상황이 너무 안좋아 결국 안락사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엑스레이 등 여러 검진을 거쳤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프레디의 물갈퀴는 골절됐고 탈구도 발견됐다. 또한 공격으로 인해 상당한 감염병이 몸에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안락사만이 그에게 윤리적이고 공평한 선택지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의료진은 엑스레이 판독 결과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며 골절, 탈구 뿐 아니라 신경 손상까지 발생해 프레디가 야생으로 돌아가는 것은 무리라는 소견을 전했다.

영국 당국을 포함해 동물 애호가들은 맹견의 주인 찾기에 혈안인 상태다. 프레디 죽음의 원인을 제공한 맹견은 사건 후 주인과 함께 자취를 감춘 상태다. 언론들도 개 주인을 아는 사람은 제보해달라며 신상 확보에 나섰다.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은 "개 주인이 법정에 서길 바란다"며 "이러한 개들과 무책임한 주인들이 변명하는 것을 멈춰야한다"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