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 전략을 내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사진)가 '통합 카드'를 꺼내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꺾고 본선에 나선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팀은 2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지난 22일 진행됐던 야권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철수 후보를 꺾은 오세훈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로 '본선'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게 됐다. 오세훈, 10년 전 사퇴가 짐이자 돌파구 됐다오세훈 후보는 발표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능하고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는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 절박하고 처절하게 승리를 위해서 함께 최선을 다하자"며 "저는 단일화로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길을 활짝 열라는 시민 여러분의 준엄한 명령을 반드시 받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후보 선출과 관련한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도 서울시장 재직시절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사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그는" 지난 10년을 무거운 심정으로 살아왔다"며 "제 가슴 한켠에 자리한 이 무거운 돌덩이를 이제 조금은 거둬내고 다시 뛰는 서울시로 보답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성원해달라"고 했다.
지난 10년간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사퇴는 야권의 정치적 부담이 됐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원죄'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서울시장으로 정치적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로 재기에 성공한 셈. 안철수, 합당으로 정치적 재기 활로 틀 듯특히 자신의 사퇴로 '박원순 시정'이 출범했던 만큼 자신이 이번에 나서야 한다는 '결자해지' 식 호소가 유권자들에게 먹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결자해지'와 함께 당선 다음날부터 일할 수 있는 시장이란 점을 강조 중이다. 선거 슬로건으로 '첫날부터 능숙하게'를 내건 이유다.
반면 '합당 카드'를 내세웠던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서울시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민들 표심을 사로잡지는 못했지만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은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단일화에선 졌지만 야권의 보궐선거 흥행을 주도한 점 등은 평가받을 수 있다.
안철수 후보는 일단 보궐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후 국민의힘과의 합당 과정을 거쳐 정치적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