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22일 오후 3시
국민연금이 유럽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지분을 사들였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권 인수와 부동산·인프라 등 해외 대체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PEF 운용사인 BC파트너스 지분을 인수했다. 국민연금 지분율은 20% 미만으로 투자액은 수천억원대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글로벌 사모펀드 지분을 직접 취득한 것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1986년 베어링캐피털로 출발한 BC파트너스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330억유로(약 45조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기업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올려 되파는 바이아웃 분야에서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등과 경쟁하는 운용사다. 현재 투자한 기업은 118개로, 이들 기업의 가치는 1500억유로(약 200조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BC파트너스의 주요 주주로서 운용 수익을 배당받고 이 회사가 발굴하는 투자 거래에서 우선권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딜소싱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유망 투자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약 833조원이다. 이 가운데 90조원가량(10.8%)을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을 제외한 대체투자 부문에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4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전체 운용자산의 15% 수준인 150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기간 해외 투자 비중도 현재 34%에서 5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목표다.
IB업계 관계자는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해외 부문에서 BC파트너스를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며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 국민연금의 행보가 더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정환/차준호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