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가 지속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무장 군인이 현금 탈취 목적으로 금융회사를 공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22일 정부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 따닌따리주의 한 국내 금융회사에 무장 군인들이 돈을 요구하며 침입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침입에 실패해 현지 직원들은 모두 무사했다. 또 부대를 이탈한 무장 군인들이 양곤에 있는 캄보디아 금융회사인 아클레다 마이크로파이낸스 노스오클라파 지점을 습격했다. 군인들은 출입문과 폐쇄회로TV(CCTV)를 파손하고 침입했지만, 금고를 열지 못해 현금 탈취에는 실패했다. 미얀마 사타파나주 프록시미티 마이크로파이낸스에서도 현지 군인들이 무장강도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에선 아웅산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집권 국민민주연맹이 작년 11월 총선에서 압승하자 군부가 불복해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국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이자 무력 진압에 나섰다. 소요 사태 발생 이후 현재까지 250여 명이 군부에 의해서 희생됐다. 이런 혼란을 틈타 군인들이 금융회사를 공격하는 일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금융회사는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군인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시위로 현지 은행이 모두 문을 닫으면서 입금하지 못한 영향이다.
미얀마 현지에는 국민은행 농협은행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 우리캐피탈 BNK캐피탈 IBK캐피탈 등이 소액대출 분야에 진출해 있다. 이들 금융사는 영업에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아직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미얀마 현지 상황을 점검한 뒤 추가 조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지훈/김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