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열전’ 마스터스토너먼트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에 이어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1·미국·사진)가 무릎 부상으로 불참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위크는 켑카가 지난 16일 캘리포니아주의 한 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았다고 22일(한국시간) 전했다. 켑카도 이날 자신의 SNS에 수술 후 오른쪽 무릎에 붕대를 감은 채 목발을 짚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켑카는 사진과 함께 자신의 부상 정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른쪽 무릎 연골이 탈골됐고, 인대도 늘어나 있었다고 했다. 켑카는 “전신마취를 했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며 “재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언제 투어에 복귀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근육질 몸매에 장타력까지 갖춘 그는 슈퍼맨으로 불리며 2019년까지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그때까지 거둔 7승 중 4승이 메이저 대회에서 나왔을 정도로 정신력도 강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그를 괴롭힌 것은 2019년. 그해 9월 줄기세포를 이용한 왼쪽 무릎연골 재건 수술을 받아 회복하는 듯했지만, 한 달 뒤 제주에서 열린 더CJ컵에서 미끄러져 넘어진 이후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이번 부상이 안타까운 것은 켑카가 지난달 열린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18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재기를 알린 직후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다음달 8일 열리는 마스터스토너먼트를 주최하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달 교통사고로 입원 치료 중인 우즈의 불참에 이어 켑카의 출전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오는 25일 열리는 ‘돈잔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총상금 1050만달러)에도 불참한다. 골프위크는 “무릎 수술을 한 켑카가 3주 앞으로 다가온 마스터스에 출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마스터스는 최고의 흥행카드 2장 없이 관중을 맞이해야 하는 처지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