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으로 사망한 한인여성 4명 신원 공개

입력 2021-03-20 01:19
수정 2021-04-03 00:03


미국 애틀랜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지 3일만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한인 여성 4명의 신원이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CNN은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의료 검시관을 인용해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살해된 한인 여성 4명에 대한 신상을 공개했다.

CNN에 따르면 한인 희생자 4명은 74세의 박 모씨, 그랜트라는 성을 쓰는 51세 여성, 69세 김 모씨, 63세의 유 모씨다.

이중 그랜트 성을 쓰는 여성은 그랜트 현정 박(한국 이름 박현정)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백인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이 두 번째로 총격을 가한 '골드스파'에서 희생된 그랜트 현정 박씨의 아들 랜디 박 씨는 미국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와 인터뷰에서 수사당국이 에런 롱의 범행 동기를 인종 혐오가 아닌 성중독으로 보는 듯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헛소리"라고 지적했다.

박 씨는 롱의 가족을 향해 "도대체 그에게 뭘 가르쳤냐고 묻고 싶다"면서 "당신들은 그에게 몹쓸 것을 가르쳤고,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애틀랜타 경찰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초동수사 결과 에런 롱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증오범죄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에 대해 증오범죄의 본질을 성 중독으로 가리려 한다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다.

박 씨는 세상을 떠난 모친이 한국에서 초등교사를 하다 미국에 이민해 자신과 동생을 혼자 키우기 위해 힘들게 일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어머니는 이곳 미국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했다"며 "어머니는 두 아이를 키우고자 삶을 전부 헌신한 싱글맘이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박 씨는 모친이 사망한 뒤 생계가 어려운 상황을 털어놓고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지원을 요청했다.

박 씨는 "미국에는 나와 동생만 있고 한국의 가족은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현실을 슬퍼하고 받아들이고 싶은만큼 동생을 돌보고 이번 비극으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씨가 올린 요청에는 약 4시간 만에 7000명이 응답해 현재까지 한화 약 3억 3000만 원이 기부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