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공약 정체성 혼란…박영선, 중기부 장관 같아"

입력 2021-03-24 17:27
수정 2021-03-25 01:25
민간 싱크탱크 FROM 100(대표 정갑영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소속 전문가들은 4·7 재·보궐선거 후보자의 공약 대부분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넘어서거나 구체성이 약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게 세제 개편 논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후보들이 부동산 관련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사실상 세율 조정 등은 지자체 권한 밖”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2일 재산세 정책 관련 입장을 내면서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바꿔 100% 공동과세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또 오 후보가 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시민(4인 가구 기준 연소득 6000만원)에게 지원금을 통해 중위소득을 맞춰주겠다고 한 데 대해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과 큰 차이가 없는 공약”이라며 “이게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인지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인지 정체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후보자로서 말하는 건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말하는 건지 헷갈린다”는 평가다. 박 후보의 ‘1조원 창업펀드 조성’ 공약에 대해 성 교수는 “중기부 사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서울시 정책과 어떻게 연결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부산시장의 성폭력이 보궐선거를 치르는 계기가 됐는데도 성폭력 근절 등 관련 공약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은서/임도원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