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오세훈, 서로 "내가 양보하겠다"…왜? [종합]

입력 2021-03-19 16:22
수정 2021-03-19 17:18

야권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번에는 연이어 상대방안을 수용하겠다며 '양보 선언'을 하고 나섰다. 단일화를 둘러싼 유권자들 피로도가 높아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원하는 대로 수용하겠다, 이제 만족하는가"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9일 국회 본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두 분이 요구하는 내용이 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달라. 원하는 대로 모두 수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국민의힘의 안을 수용하겠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형식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다. 안철수 후보 측은 '경쟁력 + 유선전화 10%' 반영을 국민의힘 최종안이라 판단하고 있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두 기관에서 적합도·경쟁력 50%씩 취합+유선전화 10%' 반영을 최종안이라고 맞섰다.


서울시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아침 국민의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했더니 해석의 뒷말이 많다"며 "이러한 행동들이 제 결심과 진정성을 국민의힘에서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국민께 드린 약속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야권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고 선거도 이길 수 있다"며 "제가 다 수용한다고 했으니 취소한 실무협상단, 다시 즉시 가동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제 만족하십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세훈 "'바보 같은 결정' 하려 한다"오세훈 후보도 이어 안철수 후보에게 여론조사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3시30분에 회견한 안철수 후보에 이어 3시45분에 입장을 내놓은 터라 오세훈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입장을 듣지 못한 채 입장 발표에 나섰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저 오세훈은 어떤 정치적 결정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며 "서울시장 야권후보 단일화와 정권교체라는 절체절명의 가치 앞에 제가 양보하고 안철수 후보 측 요구를 전격 수용하는 결정을 하려 한다"고 전했다.

두 후보가 모두 후보 등록을 마친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말 협상을 거쳐 오는 24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25일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