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9일(09:0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했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날 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영구채 6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8%로 결정됐다. 이 채권의 만기는 표면적으로 30년이지만 이지스자산운용의 결정에 따라 만기를 더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이 회사가 3년 후 조기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에 사실상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3년 만기 채권으로 여겨진다. 유안타증권이 이번 영구채 발행 주관을 맡았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졌지만 발행회사가 추가로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발행회사가 파산하면 투자자가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고 신용도는 낮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이번 영구채 신용등급은 BBB등급으로 기업 신용도(A-)보다 두 단계 낮게 평가받았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잇달아 자본을 조달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 회사는 2019년과 지난해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총 839억원을 확보했다. 우미글로벌, 태영건설, KB증권 등이 이 과정에서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로 합류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들 외에도 우리은행, 한국토지신탁, 현대차증권 등을 주요 주주로 두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의 자본 규모는 2018년 말 517억원에서 지난해 말 1954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준비 중인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기업 규모는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해 초 투자 유치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지분 100% 기준으로 약 4400억원이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적잖은 현금을 손에 쥘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0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전문 자산운용사다. 국내외 다양한 부동산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 운용사의 운용자산은 약 39조5000억원으로 2018년 말(약 25조원)이후 15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203억원이던 순이익은 2019년 300억원, 지난해 426억원으로 불어났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