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 공민을 '불법 자금세탁' 관여 혐의로 미국에 넘겼다며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미국도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외무성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무고한 우리 공민을 '범죄자'로 매도하여, 끝끝내 미국에 강압적으로 인도하는 용납 못 할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특대형 적대행위를 감행한 말레이시아와의 외교관계를 단절한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가 미국에 인도한 인물은 50대 문철명 씨다. 미국 연방수사국은 문씨가 대북제재를 위반해 술과 시계 등을 북한에 보냈고, 유령회사를 통해 돈세탁을 했다는 이유로 말레이시아에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문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말레이시아 법원은 2019년 12월 문씨의 인도를 승인했다. 말레이시아 대법원은 이달 초 문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를 확정했다.
외무성은 "문제의 우리 공민으로 말하면 다년간 싱가포르에서 합법적인 대외무역 활동에 종사해온 일꾼"이라며 "'불법자금세척'에 관여하였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날조이고 완전한 모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우리 공화국을 고립 압살하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적대시 책동과 말레이시아 당국의 친미 굴욕이 빚어낸 반공화국 음모 결탁의 직접적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지금 이 시각부터 쌍방 사이에 초래될 모든 후과에 대한 책임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배후조종자·주범인 미국도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