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명’ vs ‘+2만5000명’.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고용 실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롯데와 신세계, 현대, GS 등 대기업 유통 계열사 10곳에서는 55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온라인 주문량이 늘며 급성장한 e커머스(전자상거래)업계에선 고용잔치가 벌어졌다. 쿠팡에서만 지난해 2만5000명이 새로 고용됐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7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유통 상장사 10곳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를 집계한 결과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9개 업체가 직원이 감소했다. 10개사 직원의 총합은 7만1444명으로 2019년 말(7만6951명)보다 5507명 줄었다. 2019년 한 해 감소폭(1320명)의 네 배를 웃돈다. 점포 구조조정을 한 롯데쇼핑과 GS리테일의 직원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롯데쇼핑 직원은 2507명 감소했다.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2월부터 이뤄진 점포 구조조정으로 백화점과 마트, 슈퍼마켓과 헬스&뷰티(H&B)스토어 롭스 등 119곳이 폐점한 영향이다. 올해도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70여 곳의 구조조정이 예고돼 있다.
GS리테일은 직원이 1888명 줄었다. 전체 직원의 21%에 육박한다. 8849명이던 직원 수가 1년 만에 6961명으로 감소했다. 수퍼 부문에서 1088명, H&B와 호텔이 포함된 기타 부문에서 712명이 줄었다. GS리테일은 2018년부터 수퍼 더프레시 중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H&B스토어 랄라블라도 16곳 줄였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줄어든 일자리의 대다수가 무기계약직”이라며 “비효율 점포를 줄이면서 추가 채용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직원이 565명 감소했다.
e커머스는 상황이 다르다. 자체 배송을 하는 쿠팡과 마켓컬리는 물류 인력을 대거 늘리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2만5000명을 고용했다. 정규직 배송직원인 쿠팡친구가 대부분이다. 쿠팡은 2025년까지 5만 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는 지난해 말 기준 직원이 1048명으로 전년(360명) 대비 191% 증가했다.
최근 개발자와 상품기획자(MD) 등 인재 확보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티몬은 올 들어 전 부문을 대상으로 세 자릿수의 수시 채용을 했다. 상반기 공채도 할 예정이다. 티몬 관계자는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개발 부문은 올해 말까지 최대한 상시채용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도 지난달 정보기술(IT) 개발 직군 중심으로 15개 분야에서 두 자릿수의 경력 채용 공고를 냈다. 쓱닷컴 관계자는 “2019년 법인을 세운 후 가장 큰 규모의 경력 채용”이라고 말했다. 최근 매각 절차에 들어간 이베이코리아도 상반기 대규모 공채를 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