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전문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8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증권업계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실적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결과가 향후 주가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13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개장과 동시에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아 16만9000원에 마감했다. 공모가(6만5000원) 대비 160% 올랐다. 시가총액은 12조9285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13조8547억원·27위)과 9000억원 차이다. SK바이오팜(8조6536억원·38위)도 제쳤다.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신규 상장 기념식에서 주가의 수직 상승을 확인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상장 과정에서 약속한 것처럼 투명과 신뢰의 원칙 아래 투명한 회계, 성실한 공시 이행 등을 철저하게 진행함과 동시에 시장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사주 및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1인당 평균 7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일반 공모주 청약에 1억원을 넣은 투자자는 최대 72만8000원의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시가총액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유한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과 달리 올해 바이오 기업의 모멘텀이 약해진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자금이 몰린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고려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굉장히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도 “아스트라제네카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지만 백신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구체적인 계약 내용도 공식화된 것이 없다”며 “임상 결과, 기술수출, 제휴 기업에 따라 기업 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주가 흐름과 관련해서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독감, 대상포진 백신에 더해 코로나19 수탁생산(CMO) 매출까지 더해지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316%, 940%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