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디저트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카페 라 리’를 기억한다. 1992년 삼풍백화점 1호점을 시작으로 이화여대 후문, 분당 등에 매장을 운영하며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디저트 카페가 낯설었던 당시 카페 라 리는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크레이프 케이크와 치즈 케이크로 명성을 날렸다. 2000년에 주인이 바뀌었지만 카페 라 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요즘 ‘골드치즈타르트’를 찾는다.
카페 라 리 창업자의 딸 송명희 앰퍼샌드 대표(사진)가 2014년 디저트 전문기업 골드치즈타르트를 세우고 코쿤케이크, 치즈타르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골드치즈타르트는 합정동점을 시작으로 연희동(현재는 종로) 등에서 매장을 운영한다. 마켓컬리 등 온라인을 통해 월 2만5000여 개의 치즈타르트를 팔고 있다.
송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인류학을 공부하고 유엔에서 일하는 등 외교관의 꿈을 키워온 재일동포 3세다. 석사 과정에서 일본 식문화를 연구하다 진로를 변경했다.
“어머니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반평생을 제과 기술 개발과 전수에 몸 바치셨어요. 어머니가 그랬듯 값싸고 품질 좋은 디저트를 좀 더 쉽게 먹을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창업했지요.”
수준 높은 디저트 문화를 만드는 건 일정한 품질로 조성할 수 있는 자동화 설비와 물류 시스템이라고 그는 말한다. 치즈타르트는 프랑스와 호주, 뉴질랜드에서 직접 수입한 치즈를 블렌딩해 만든다. 고급 재료를 쓰지만 가격은 한 개당 2500~2800원으로 비슷한 제품들에 비해 낮다.
“일본에선 길거리 어디서든 품질 좋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데 한국은 아직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더딘 것 같아요. 원재료보다 브랜드와 겉모습에 더 치중하죠. 디저트가 ‘오늘 하루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란 의미를 찾으려면 가격과 품질 경쟁력 모두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디저트산업을 ‘문화산업’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맛있는 한 그릇의 음식, 잊을 수 없는 디저트 한 조각도 크게 보면 외교의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