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단일화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게 됐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사진)는 18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당에 전권을 요구하라"며 전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단일화를 위해 오세훈 후보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고, 오세훈 후보도 제 수용을 환영한다고 해서 막판 단일화를 기대했는데 만나보면 현실은 영 딴판"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안철수 후보는 "막상 협상장에 들어가 보면 후보의 입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며 "오세훈 후보께서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시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 매번 후보와 당의 입장이 다르면 협상이 진척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는 과감하고 대승적으로 담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오세훈 후보님과 당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국민 앞에 책임 있는 모습으로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당초 후보 등록일인 오는 19일까지 단일후보를 선출하려 했으나 유·무선 전화 비율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각각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협상 연장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음은 안철수 후보 페이스북 전문.<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산 넘어 산입니다.
제가 단일화를 위해 오세훈 후보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고, 오 후보도 제 수용을 환영한다고 해서 막판 단일화를 기대했는데 만나보면 현실은 영 딴판입니다.
오늘 오세훈 후보는 어제 저희가 제시한 2가지 절충안, 즉 첫째 안으로 유선 10%를 포함하되 가상대결로 조사하는 방법과 둘째 안으로 무선 100%로 하되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방법에 대하여, 두 번째 방안을 수용하되 경쟁력과 적합도 조사를 조사기관별로 각각 따로 하자는 수정 제안을 주었습니다.
이 의견에 대하여 많은 분들이 조사측정 기준이 다르고, 결과의 왜곡 가능성까지 들어 반대했지만, 저는 대의를 위해, 다 꺼진 단일화 불씨를 살리기 위해 전격 수용했습니다. 오세훈 후보도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무언가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조건 없이 수용한 만큼 이견이 발생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러나 막상 협상장에 들어가 보면 후보의 입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세훈 후보께서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시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매번 후보와 당의 입장이 다르면 협상이 진척될 리가 없습니다. 무책임합니다.
후보와 당, 모두 책임 있게 나서 주시기 바랍니다.
단일화는 말로만 하는 것입니까? 오 후보께서 전권을 갖고 협상에 임하시든지, 아니면 당에 전적으로 위임하든지 책임 있게 결단해 주십시오.
가장 좋은 방법은 당 스스로 협상 권한을 후보에게 부여하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세훈 후보께서도 당에 전권을 요구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후보끼리 담판을 지을 수 있습니다.
저는 과감하고 대승적으로 담판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세훈 후보님과 당도 서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국민 앞에 책임 있는 모습으로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엄중하고 중요한 때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단일후보가 되느냐가 아니라 후보 등록 후에는 정말 시간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고 두려운 것은 국민과 서울시민들의 실망과 따가운 질책입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