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거워진 지방 청약 열기…부산 '생활형 숙박시설'에도 몰렸다

입력 2021-03-18 14:33
수정 2021-03-18 15:56

부산항에 들어서는 초고층 생활형 숙박시설(생숙) '롯데캐슬 드메르'에 청약 신청이 몰리면서 이틀 연속 '야간 청약'을 받았다. 아파트의 청약 자격이나 대출 등이 까다로워지다보니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생숙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부산 동구 초량동에 공급하는 이 단지는 지난 17일부터 청약 신청을 받은 이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롯데건설 측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홈페이지에 동시 접속하면서 청약 신청을 야간과 새벽에도 받기로 했다. 기존에 17~18일 각각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접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7일 오전 10시부터 자정에 이어 18일 0시부터 저녁 8시까지로 접수 시간을 연장했다.

국내 첫 항만 재개발 사업인 부산항 D-3블록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59층, 2개동, 1221실(전용 45~335㎡) 규모로 조성된다. 일부 호실은 부산항대교와 북항을 바라보는 영구 바다조망이 가능하다. 건물 최고 높이가 213m에 달하는 데다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호텔식 컨시어지서비스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가 제공돼 지역내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업계에선 아파트 규제의 '풍선효과'로 청약 신청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지던스'라고도 불리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단기임대와 취사 등이 가능한 호텔과 오피스텔의 중간 형태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 통장 보유 여부나 가점과 관계 없이 청약이 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적용받지 않고 전매 제한도 없다. 계약 직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청약 수요 중 전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보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금(분양가의 10%)만 납입한 뒤 '웃돈'을 붙여 팔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다만 내달부터 생숙을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법 시행령 도입이 추진되는 점은 변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생숙이 숙박업 신고가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미 주택 용도로 쓰이는 시설에 대해선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으로 안내하고 행정지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분양을 마친 생숙에 대해 규제를 소급 적용하는 데 대해 논란이 있어 해당 단지의 전입신고가 가능한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주거용으로 사용가능한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분양권 전매를 통해 시세차익을 보려는 수요자들이 일단 신청부터 하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약 당첨자 발표일은 오는 20일이다. 오는 23~27일 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