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아니꼬우면 이직하라’는 내용의 글을 익명 게시판에 올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을 잡겠다며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엉뚱한 곳을 찾아가는 바람에 허탕을 쳤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7일 경남 진주에 있는 LH 본사와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 LH 본사를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은 계획대로 진행됐으나 팀블라인드에 대한 수색은 이뤄지지 못했다. 경찰은 “서울 강남구로 표기된 팀블라인드 한국지사 주소를 확인하고 현장을 방문했으나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이 찾아간 곳은 팀블라인드 사무실이 있는 곳이 아니라 다른 건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팀블라인드는 강남구의 A건물에 있는데, 경찰이 강남구에 있는 다른 빌딩인 B건물을 찾은 것이다.
경찰은 사무실을 잘못 찾았다는 것을 알고 A건물로 향했다. 하지만 오후 6시가 넘어 팀블라인드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뒤여서 압수수색을 하지 못했다. ‘압수수색을 나가기 전에 팀블라인드 측에 연락을 취했느냐’는 질문에 경찰 관계자는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둘러싼 비판이 나오자 지난 9일 블라인드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가 ‘(아니)꼬우면 LH로 이직하든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LH는 이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