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최대주주인 미국 수소에너지 업체 플러그파워의 주가가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급전직하했다. 정규장과 시간외 거래까지 합할 경우 하룻동안 20%가량 추락했다. 지난 2~3년간의 회계장부상 오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플러그파워 주가는 8.14% 하락한 주당 42.68달러로 마감했다. 이어진 시간외 거래에선 11.7% 안팎 추가로 추락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그동안의 급등분을 반납하고 올해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플러그파워 주가 급락은 “회계 오류가 발견돼 장부를 재작성하고 있다”고 밝힌 게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 회사는 “2018년과 2019회계연도는 물론 최근 분기의 재무제표도 다시 작성해야 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 회사의 회계 감사는 KPMG가 맡고 있다.
플러그파워와 KPMG는 연구개발(R&D) 비용 분류와 특정 서비스 계약의 손실 처리 등 과정에서 회계 오류가 있었던 걸 뒤늦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새롭고 빠르게 발전하는 산업 분야에서 회계 작성 문제는 복잡하고 또 기술적”이라며 “미 회계기준(U.S. GAAP)을 적용하는 데도 여러 중대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서둘러 이 문제를 매듭 짓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플러그파워는 올해 4억7500만달러, 내년 7억5000만달러, 2024년 17억달러 등 종전에 밝혔던 매출 목표 달성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SK㈜와 SK E&S는 올해 1월 해외 자회사를 통해 각각 8억달러를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입한 뒤 이를 통해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매입했다. 현재 플러그파워 최대주주가 SK그룹이다.
플러그파워는 글로벌 수소연료전지 업체 중 생산(업스트림)에서 저장·운송(미들스트림), 공급(다운스트림)에 이르는 밸류 체인을 모두 갖춘 유일한 업체로 꼽혀왔다. 이 덕분에 회사 주가는 지난 1년간 15배가량 급등했다.
플러그파워의 회계 오류 문제와 관련, SK㈜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회계 조작 등 불법적 요인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