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미술시장 초호황…서울옥션 이달 들어 39% 급등

입력 2021-03-16 15:53
수정 2021-03-16 16:10

서울옥션 주가가 이달들어서만 40% 가까이 급등했다. 국내 미술품 시장이 코로나19 타격에서 빠르게 회복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미술 시장은 소비층 확대 및 재테크 시장으로의 편입 과정을 거치며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경매방식 도입 및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품 컬렉션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기대까지 서울옥션 주가에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6일 서울옥션은 4.03% 오른 1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최고가다. 이달들어 서울옥션 주가는 39.45% 올랐다. 이 기간에 기관투자가는 서울옥션 주식 42억85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요 경매가 취소되는 등 실적 직격탄을 맞았던 서울옥션 실적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3일 진행한 올해 첫 대규모 오프라인 경매에서 서울옥션은 낙찰총액 110억원, 낙찰률 90%를 기록했다. 당시 기준으로 국내 경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안주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 경매도 평균 낙찰액 7~8억원대로 수준으로 1~2억원대를 기록했던 과거 대비 크게 개선됐다”며 “올해 서울옥션 매출이 작년 대비 7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해 10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술품 시장 호황 뒤에는 시장 확대를 이끈 젊은 미술품 투자자들이 있다. 안 연구원은 "과거 미술시장은 소수 컬렉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온라인 경매 도입과 함께 젊은 층이 유입되며 소비층이 다양해졌다"며 "미술시장이 대중적인 시장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국내 유일의 미술경매 상장사이자 최대 업체인 서울옥션은 가장 크게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의 실적 전망에 반영되지 않지만 투자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만한 호재도 풍부하다. 서울옥션은 계열사인 서울옥션블루와 함께 빠르면 3분기부터 대체 불가능 토큰(NFT:Non-Fungible Token) 작품 경매를 도입할 예정이다. 동영상이나 이미지 등 디지털 파일 형태의 예술품에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NFT는 글로벌 미술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11에는 미국에서 마이크 윈켈만의 디지털 아트 작품이 NFT 경매를 통해 6930만 달러(약 783억원)에 판매되는 등 NFT는 미술시장의 새로운 세부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회장의 미술품 컬렉션이 경매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관심을 끌고 있다. 미술계에 따르면 삼성가는 최근 한국미술품감정센터와 화랑협회 등을 통해 이 전 회장의 컬렉션에 대한 감정서를 취합하고 있다. 컬렉션의 감정가는 3조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과거 삼성가의 행보를 고려했을 때 매각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컬렉션의 규모를 고려할 때 국내 경매업체의 수혜를 속단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