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이 하나 더 생긴 상태로 태어나는 다지증이 있으면 만 1세 전후에 수술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남겨둔 엄지손가락이 휘는 후유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각도에 따라 다른 수술법을 택하면 이런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지형·백구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홍석우 강북삼성병원 교수팀은 최근 엄지 다지증 수술법 선택 기준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성형재건학회지)에 공개했다. 선천성 수부 이상 관련 연구를 다루는 학술지 중 최고로 꼽힌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수가 5개보다 많으면 다지증이라고 부른다. 엄지가 2개인 엄지 다지증이 손 다지증의 85%를 차지한다. 엄지 다지증은 두 개의 엄지 중 덜 발달된 바깥쪽 엄지를 제거한다. 이때 남겨둔 안쪽 엄지가 안으로 휘는 변형이 발생하기 쉽다. 이를 잘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
수술할 때 변형이 적으면 인대를 다시 붙이는 등 연부 조직 수술로 충분히 교정할 수 있다. 하지만 변형이 많이 됐다면 뼈를 잘라 맞추는 절골술을 해야 한다. 환자에 맞는 치료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떤 상태의 환자에게 어떤 수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엄지 다지증 환자 78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했다. 절골술을 받은 환자는 40명, 연부 조직 재건술을 받은 환자는 38명이다. 환자들의 수술 전 중수골(손등뼈)과 엄지손가락 간 각도를 분석했더니 이 각도가 10.8도 이상이면 절골술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가 좋았다.
김 교수는 “기존에는 다지증일 때 의사 경험에 의존해 수술법을 결정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엄지 중수 수지 관절에서 10.8도 이상 각 변형이라는 객관적 기준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