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하다가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며 초등학생을 때린 5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5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차승환)은 상해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0일 대전 중구 아파트 내 풋살장에서 초등학생인 B(12)군 등과 함께 축구를 하면서 골키퍼를 맡았다.
이때 B군이 "아저씨 두개골을 깨버리자"라고 말하자 화가 나 B군을 향해 축구공을 차고 손날로 양쪽 쇄골을 수차례 내려쳐 전치 2주 가량의 상해를 입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훈계 차원에서 손가락으로 가볍게 툭툭 쳤을 뿐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 잘못된 언행을 훈계하려는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더라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한 행위"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 직후의 상황과 B군의 보호자가 사건현장에 오게 된 경위, 당시 A씨의 태도 등에 비춰 상해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A씨가 주장하는 사회상규상 정당행위보다 아동복지법 위반 행위에 더 가깝다"며 "피해 회복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점 등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그 밖에 성행이나 환경 등 변론 중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