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업계에서 티움바이오는 종종 메드팩토와 비교 대상에 오른다. 두 회사 모두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방해하는 ‘TGF-베타 저해제’를 개발하는 데다 상장 시점(2019년 말)도 비슷했기 때문이다. 탄탄한 연구개발 능력과 높은 성장 잠재력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주가 흐름은 달랐다. 공모 당시 4038억원이었던 메드팩토 시가총액은 15일 종가 기준 1조7317억원으로 뛰었지만, 티움바이오는 2783억원에서 3877억원으로 ‘찔끔’ 오르는 데 그쳤다.
이날 만난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사진)는 주식 이야기로 인터뷰를 풀어나갔다. 그는 “연내 2개 신약 후보물질이 글로벌 임상 1상에 들어가는 만큼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임상에 들어가는 후보물질은 TGF-베타 저해제 ‘TU-2218’이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신청서(IND)를 내도 된다”는 회신을 받았다. 티움바이오는 늦어도 7월까지는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TU-2218은 ‘암세포 수비수’로 불리는 TGF-베타의 활동을 막는 치료제다. TGF-베타는 암세포 주변에서 우리 몸의 면역팀인 NK세포와 T세포의 공격을 막는다. 혈관을 타고 다른 장기로 퍼지거나 폐를 딱딱하게 만들기도 한다. 김 대표는 “TU-2218은 기존 치료제가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까지 억제해 효과가 더 좋다”며 “비소세포폐암과 위암, 두경부암 등의 적응증으로 TU-2218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임상 결과도 잘 나왔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경쟁사 치료제와 직접 비교한 시험관 실험에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인터페론 감마 수치가 세 배 정도 높게 나왔다”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이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티움바이오는 이 실험 결과도 FDA에 제출했다. 지난 1월 독일 머크가 TGF-베타와 면역관문 PD-L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의약품 임상을 중단하면서 TU-2218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혈우병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임상 1상도 하반기에 시작한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해 지혈이 안 되거나 오래 걸리는 출혈성 질환이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자궁 내막증 치료제 ‘TU-22670’은 기술 이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 임상 2상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다음달 투약을 시작한다”며 “경쟁사가 많지 않은 데다 TU-22670의 장점이 명확한 덕분에 글로벌 업체의 투자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후속 파이프라인 확보 작업도 순항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작년에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 파이프라인이 세 개 늘었다”며 “지금까지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결과물을 속속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