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태'에 일제히 급등한 건설주…"내년 대선까지 달린다"

입력 2021-03-15 16:27
수정 2021-03-15 16:35

건설주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LH사태’를 계기로 민간주도 개발이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어떤 개발이 이뤄지든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당과 야당 모두 공급확대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더큰 호재도 있다. 다음달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이다. 정치 테마주 성격이 있는 건설주 입장에서 선거만큼 좋은 이벤트는 없다는 분석이다. 하락장 역행한 건설주15일 대우건설은 5.7% 오른 6300원에 마감했다. GS건설(3.33%), 현대건설(2.27%), HDC현대산업개발(4.01%)도 일제히 급등했다. 중소형 건설주도 올랐다. 금호산업은 6.44% 오른 9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부건설(3.66%), 계룡건설(3.27%), 태영건설(2.56%)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 28%내린 3045.7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세는 기관이 주도했다. 기관은 대우건설을 총 1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GS건설(254억원), 현대건설(149억원), HDC현대산업개발(35억원)도 사들였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퇴의사를 밝힌 점이 상승세를 촉발했다. 공공주도 개발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재건축을 앞세운 서울시장 야당후보들의 지지율이 급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LH사태 이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주도 개발은 호재?전문가들은 공공주도와 민간주도에는 장단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공주도 개발을 건설주에 대한 악재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민간주도가 대형 건설사들에게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형 건설주들이 하락한 것은 공공주도로 인해 대형 건설사들의 역할이 기대보다 축소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7일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가 대형주에 단기 분수량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단일화 후보 등록일인 이달 18~19일이 중요하다. 어느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개발의 형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박영선 후보는 5년내 공공주낵 50만호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한강 35층 규제 철폐, 강남·강북 균형개발을 공약했다. 강남개발은 대형 건설사에 유리하다. 안철수 후보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4년 이내에 74만6000호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 주도의 개발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건설업 전체에 긍정적장기적으로는 건설주 전체의 전망이 밝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당과 야당 모두 공급확대를 내세우고 있어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43만호의 신규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36만호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이 공급확대를 내세우면서 건설주 전체가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대표는 “주식은 선거를 바탕으로 테마를 형성하는데, 건설주만큼 지금 선거에 어울리는 업종이 없다”고 말했다. 공급부족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지금의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LH사태 여파로 3기 신도시 개발이 늦춰지더라도, LH가 기존에 보유한 토지로 개발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 재건축과 재개발이 풀리면 현대건서과 GS건설이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세권 개발을 본다면 HDC현대산업개발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용산역 지하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선호주로 GS건설을 꼽았다. 차선호주는 현대건설과 HDC산업개발을 선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을 톱픽으로 꼽았다.

건설주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코스피건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8배 수준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은 향우 2년간 주택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