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강북이 강남보다 더 많이 뛰었다…왜?

입력 2021-03-15 11:48
수정 2021-03-15 11:50
올해 서울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91% 급등했다. 세금 폭탄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4.73% 보다 더욱 오른 것이다. 서울에선 강북지역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 위주로 공시가격이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들의 '패닉바잉'(공황 구매) 매매가 두드러져 중저가 단지 위주로 집값이 많이 오른 탓이다.

이밖에 세종도 70.68%나 폭증하고 대전, 서울 등지도 20%가량 공시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노원·성북·도봉 등 30%대 상승…'노도강' 크게 뛰어정부가 15일 발표한 2021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9.91%로 집계된 가운데,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강북지역이 특히 많이 올랐다.

서울 25개구의 공시가격 상승률 순위를 보면 노원구가 34.66% 올라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성북구(28.01%), 강동구(27.25%), 동대문구(26.81%), 도봉구(26.19%), 성동구(25.27%) 등 순이었다.

각종 규제가 집중된 서울은 전체적으로 보면 집값이 지방 광역시 등에 비해선 많이 뛰진 못했다. 한국감정원 통계상 작년 아파트값 상승률은 3.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보다는 강북권, 특히 노도강 지역을 중심으로 중저가 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 아파트 값은 노원구는 5.15%, 강북구는 5.08% 도봉구는 4.25% 올라 서울 평균을 상회한 것이다.

강남3구인 서초구(13.53%)와 강남구(13.96%), 송파구(19.22%) 등은 상대적으로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았다. 서초구는 25개 구 중에서 공시가격 상승률 '꼴찌'였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작년에 비해선 다소 줄어든 것이다. 작년의 경우 강남구는 25.57%, 서초구는 22.57%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 25개 구 중에서 평균치인 19.91%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인 곳은 강남3구 외에 종로구(13.60%), 용산구(15.24%), 은평구(17.85%), 강서구(18.11%) 등 7개구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종시는 70%나 올라…전국 1위이밖에 17개 시·도 중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세종이었다.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에 비해 70.68% 올라 상승률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한 지역의 아파트 등 공시가격이 이렇게 한꺼번에 폭등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정부는 작년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이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올해 현실화율(공시가/시세) 인상분은 작년에 비해 1.2%포인트밖에 되지 않으니 대부분 요인은 시세 상승분이라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통계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값은 작년 한해 동안 44.93% 올랐다. 전국이 전반적으로 집값이 많이 올랐지만 세종시는 국회 이전 논의 등 호재를 안고 '장대양봉'을 뿜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가격 순위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변경됐다. 세종의 공동주택 중위가격은 올해 4억2300만원으로 작년 2억3200만원에서 82.3% 올랐다. 서울은 작년 2억99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27.1% 오른 3억8천만원으로 평가되며 1위 자리를 세종에 내줬다.

정부가 2006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공동주택 공시가격 중위가격 순위에서 서울이 다른 시·도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세종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세종은 대부분 신축 아파트인데다 지역별 생활환경 편차도 크지 않아 집값이 골고루 많이 뛴 것으로 보인다.

지방 광역시 중에선 대전 공시가격이 20.57%, 부산은 19.67%, 울산은 18.68% 각각 상승한다.
작년 한해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도 대전은 18.14%, 부산은 7.91%, 울산은 10.50% 오르며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상승률이 도드라졌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