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호봉제 폐지' 시동 거나

입력 2021-03-14 17:22
수정 2021-03-15 01:27
한국은행이 인사체계를 손질하기 위해 글로벌 인사컨설팅 업체인 머서코리아로부터 컨설팅을 받는다. 호봉제 폐지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경영인사 혁신 컨설팅 용역’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머서코리아를 선정했다. 한은은 앞서 컨설팅 용역 범위로 △조직 개편 방안 △변화한 조직체계에 부응하는 성과평가 방안 △직제·직책 개편안 △합리적 인사이동 방안 등 인사체계 전반을 제시했다. 머서코리아는 오는 9월까지 이에 관한 컨설팅을 매듭짓고 결과 보고서를 한은에 제출할 전망이다.

한은 안팎에서는 이번 컨설팅을 통해 호봉제를 손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호봉제는 근속 기간에 따라 직위가 올라가고 연봉도 일정 비율로 인상되는 체계다. 일각에선 한은이 호봉제를 소폭 개편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폐지하는 쪽으로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호봉제를 폐지하면 한은은 성과연봉제나 직무급제 등을 도입할 수 있다. 성과연봉제는 직원들의 업무능력과 성과를 평가해 연봉·성과급 격차를 확대하는 제도다. 직무급제는 근속연수가 아니라 업무 성격 및 난이도별로 급여·성과를 차등화하는 인사 체계다.

한은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영·인사체계를 바닥부터 훑어보고 있다”며 호봉제 폐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머서코리아는 2016년 기업은행의 성과연봉제 컨설팅을 맡은 바 있다. 기업은행은 2016년 5월 머서코리아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머서코리아가 이 경험을 토대로 한은에도 성과연봉제 등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