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간부 투신 쇼크…변창흠 장관 결국 사의

입력 2021-03-12 17:43
수정 2021-03-19 18:39

전북지역에서 본부장을 지낸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고위간부 A씨(57)가 1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유서에서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전날 정부합동조사단이 경찰에 수사 의뢰한 LH 직원 20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LH발 땅투기 의혹 조사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경기 분당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LH 측도 이날 “A씨가 정부합동조사단이 경찰에 수사 의뢰한 LH 직원 20명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수사대는 지난 11일 전북지역본부 직원들이 투기에 나선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합동조사단이 수사 의뢰한 20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오히려 “정부 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A씨는 2018~2019년 전북지역본부장을 지냈고, 현재 경기지역본부 전문위원이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2일 LH 직원 13명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중 4명이 전북지역본부 근무 경력이 있었다.

이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의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이를 수용했다. 사퇴 시기는 2·4 부동산 공급 기초작업이 마무리되는 3월 임시국회 이후가 될 전망이다. 전날 수사 의뢰한 20명 중 11명이 변 장관이 LH 사장일 때 투기한 의혹이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사의를 수용하면서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며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하는 공공 주택 공급과 관련한 입법 기초작업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중심이 된 부동산 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는 이날 “LH 직원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시·도의원, 민간인 등 100여 명(16건)을 대상으로 내사 및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며 특별검사 도입을 제안했다. 김태년 민주당 대표대행은 “특검을 해야 한다”고 동의했다.

정지은/성남=최다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