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의 올 시즌 개막작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이 순연된다. 출연진 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다.
세종문화회관은 12일 긴급 회의를 열고 공연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1월에 막을 올릴 예정이다. 당초 11월에 선보일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내년으로 미뤄진다.
세종문화회관은 11일 오후 보건당국으로부터 확진 소식을 전달받았다. 리허설이 열렸던 날이다. 10일부터 확진자와 접촉한 출연진 전원이 코로나19 검진을 받았고 현재 검진 결과는 음성이 나왔다고 세종문화회관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 검진은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출연진 수가 많아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는 데 이틀 이상 걸려서다. 당시 리허설에는 100여명이 넘는 출연진이 한 자리에 모였다. 테너 강요셉, 소프라노 박소영 등 성악가들을 비롯해 지휘자 홍석원, 서울시합창단, 노이오페라합창단 등이 참여했다.
검진결과가 음성이 나왔어도 공연은 연기됐다.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서다. 방역지침을 준수했더라도 리허설 때 접촉자가 다수 나왔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올해 시즌 개막작이 무산돼 아쉽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라고 했다.
오페라 애호가들에겐 아쉬운 결정이었다. 출연진 면면이 화려해서다. 테너 강요셉을 비롯해 소프라노 박소영 등이 주역을 맡았다. 강요셉은 독일 도이체오퍼 베를린극장에서 한국인 최초로 전속 주역으로 일했다. 박소영은 2019년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메트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마술피리'의 주역을 꿰차며 데뷔 무대를 가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