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맛있어 보이게…오비맥주, 투명 유리병 '올 뉴 카스' 출시

입력 2021-03-12 12:21
수정 2021-03-12 13:13

국내 1위 맥주 브랜드 '카스'가 맛과 용기를 크게 개선한 리뉴얼 제품을 12일 선보였다. 500mL 맥주병을 투명한 용기로 전면 교체한 것이 특징이다. 맥주의 황금색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경쟁사와 초격차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스 제조사인 오비맥주는 이날 서울 반포동 세빛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뉴 카스' 신제품을 선보였다. 가장 직관적인 변화는 병 색깔이다. 국내 주류회사 가운데 병맥주를 투명 유리병으로 선보인 것은 오비맥주가 처음이다. “맥주병을 볼 때부터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도입했다" 회사측은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올 상반기 중 500mL 병 용기 제품을 모두 투명병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투명병 맥주 아이디어는 카프리에서 왔다. 오비맥주의 글로벌 본사이자 세계 1위 맥주기업인 'AB인베브'는 카프리 맥주를 소용량 투명병으로 판매하고 있다. 투명병 맥주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카프리의 기술력을 신제품에 적용했다. 맥주병 아래에는 병받침용 패드를 부착해 어떤 테이블에서도 부드럽게 맥주병을 내려놓을 수 있다.

주류업계가 투명 맥주병을 도입하지 않은 것은 직사광선 노출 우려 때문이다. 햇볕에 맥주가 노출되면 맛이 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재활용이 까다로운 갈색병 맥주가 양산돼 왔다. 투명 유리병이 도입되면서 맥주병의 재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비맥주 측은 "정제된 홉을 사용하고 맥아 비율을 조정했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80종 보리 품종 중 최상의 맥아만 선정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생산된 맥주는 곧바로 출고하지 않고 72시간 동안 0℃ 온도에서 저온숙성 과정을 거친다.

라벨도 바꿨다. 변온 잉크를 활용한 '쿨 타이머' 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맥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온도가 되면 육각형 모양의 온도 센서가 파란 색을 띄고 하얀 눈꽃송이 모양이 나타난다. 동시에 'FRESH' 문구가 밝은 파란색으로 바뀌며 시음하기 적절한 온도임을 알려준다. 실제로 기자가 시음 현장에서 육각형 센서에 손을 대자 체온을 감지하고 하얀 색으로 변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오비맥주는 배하준(벤 바르하르트·사진)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배 대표 취임 후 신제품 출시 속도가 빨라지고 맥주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올 1월에는 녹색 병을 도입한 새 맥주 브랜드 '한맥'을 출시했다. 국내산 쌀을 활용한 제품이다.

배 대표는 "코로나19 여파 속 빠르게 변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가정용 주류 수요를 잘 파악하고 민첩하게 대응해 왔다"며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