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시간이 조금 생겨 외발자전거를 취미로 시작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번 사면 큰돈 들이지 않고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젊은 지금 외발자전거를 시작해 나이가 들었을 때쯤엔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자는 작은 꿈도 품었다. 사실 외발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어렸을 때 익혔었다. 잘 탈 수 있을까 걱정하며 타 봤는데, 의외로 금방 탈 수 있었다. 외발자전거 기술 영상을 찾아보고 하루에 한두 시간씩 밖에 나가 난간이 있는 산책로에서 연습하다 온다. 그러던 어느 날, 외발자전거를 타는 것이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발자전거를 탈 때 중요한 것은 ‘균형 잡기’와 ‘리듬감’이다. 외발자전거를 볼 때는 쉽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외발자전거에 올라탈 때부터 균형 잡기가 쉽지 않다. 난간을 단단히 잡고 올라타도 다리에 힘만 들어가고 금방 넘어진다. 외발자전거에 올라타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모두 방법을 배우고, 여러 번 시도하면서 깨우쳐야 한다. ‘여차여차해야 한다’라는 말만 듣고 바로 탈 수 없고, 탈 줄 아는 사람도 설명하긴 어렵다.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지 못하는 것과 같다.
외발자전거의 균형 잡기는 양쪽의 두 페달로 이루어진다. 왼발을 구르고 오른발을 구르는 것을 규칙적으로 반복함으로써 균형 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당연한 것 같지만, 막상 타려고 하면 리듬에 맞지 않게 발을 구르면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아 당황하게 된다. 어느 한쪽 페달을 잘못 밟아도, 두 페달을 조화롭지 않게 밟아도 균형은 깨지고 넘어지게 된다.
‘워라밸’이라는 말처럼, 인생도 일(워크)과 개인의 삶(라이프)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둘뿐만 아니라 건강과 인간관계, 도덕 등 수많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은 기울어져도 다시 균형을 잡을 수 있고, 넘어져도 고작 30㎝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인생에서도 균형을 잡아야만 비로소, 또 저절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최정찬 생글기자(대전과학고 졸업)